한국 선불교계에서 손꼽히는 정신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송담 스님이 조계종 탈종을 선언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송담 스님은 인천 용화선원장에 속한 스님인데, 불교신문은 2014년 9월 15일 송담 스님이 이미 12일에 제자들에게 탈종 의사를 밝혔다고 하는군요.

 

대중에게 아주 많이 알려진 스님은 아니지만 간화선을 대중화하는 데 힘쓰면서 1961년에 일찍이 용화사(용화선원)을 창건하고 후에 강원도 인제와 경기도 광주에 선원을 열었다고 합니다.

 

 

간화선이란 불교의 선 수행방법의 일종으로서, 화두를 들고 수행하면서 깨달음에 이르는 참선 방법입니다.

 

 

 

송담 스님은 어쩌다가 탈종까지 결심하게 되었을까?

 

송담 스님은 용주사에서 절집의 최고 어른을 뜻하는 회주를 맡고 있고, 한국 불교의 선구자로 통하고 있는 만큼 조계종 내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고, 그런 만큼 송담 스님의 탈종이 확실해질 경우 조계종이 받을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송담 스님은 왜 탈종을 결심했을까요? 하루이틀 고민하고 내린 결정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8월에 치러진 용주사 주지 선거가 문제였습니다. 송담 스님은 제자들에게 주지 선거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며, 문중회의를 열어 주지 스님을 추대하는 방식이 어떻겠느냐고 권했고, 문중운영회의가 성관 스님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추대 방식에 반대하는 후보자가 있었기 때문에 문중운영회의의 주지 추대는 무산되었고,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정대 스님의 제자 성월 스님이 당선되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호텔에 투숙해 음주가무에 담배를 피우고 돈봉투가 나도는 등 말썽이 일어났기 때문에, 정치적인 선거를 주의라하고 했던 송담 스님이 크게 낙심했고 여든여덟 살 나이에 애쓸 것도 없이 수행 도량에 정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조계종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상좌들에게도 "용화성원의 탈종에 따라 불이익이 우려되거나 부담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스승을 찾아도 좋다"고 말한 것도 탈종 선언이 경고 차원이 아니라 확고한 결심에서 나왔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송담 스님이 주지 선거뿐만 아니라 조계종 법인 관리도 마땅치 않아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조계종 정치를 벗어나 용화선원만이라도 수행 도량으로 끝까지 남겨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탈종 선언으로 보입니다.

 

조계종은 일단 사태 파악에 나서며 탈종 여부를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이고 사실 확인을 하는 중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송담 스님 탈종을 둘러싼 갖가지 궁금증이 해결되도록 진상 파악이 되기를 바랍니다.